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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거지 (30대, 남)
- 담당성우 : 위 훈
1.
(깨어나는 호)어, 뭐야. 됐어. (E.몸 일으키는 호. 도시락 받아드는.) 나는 됐다니까. 다른 사람 줘.
(근엄하게)나는 돈을 버는 사람이라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 호)흠...주니까 먹긴 하겠지만...다음부터는 주지 마. 안 그래도 나는 베지터리안이란 말야. 남은 반찬 아깝게 시리 다 버리잖아. (E.나무젓가락 쪼개고 비비는) 나는 친절함에 급을 나누진 않는다. 하지만 친절을 모두 수용하는 건 아니다. 흔히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말을 많이 하던데. 자기중심적 인 선의를 무조건적으로 베푼다면 그것은 선의의 쓰레기통이 아닐까? 세상은 때로 과도한 친절 때문에 피로해 진다. 나처럼 되돌려 줄 방 법이 없는 자들은, 필요한 만큼만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유일하게 베풀 수 있는 선의다. (E.후루룩, 쩝쩝 맛있게 먹다가)(괜히 어색함에)...왜 자꾸 그런 눈으로 쳐다 봐? ...헉, 혹시 이 국에 쇠고기향 다시..뭐 그런 거 들어 갔냐?! 내, 내가 비염이 있어서 그렇지 원랜 진짜 엄격하게 채식하거 든?! (다시 씹으며) 어째 레퍼토리가 70대 할아버지한테 묻는 거 하고 똑 같아? 힘든 거 참고 아픈 거 견디는 성격이었으면 내가 여기서 왜 살아. 저 앞에 키즈카페에서 알바를 했지. (밥 씹으며)어. (진지하게)친목이 없어야 깔끔하게 지낼 수 있는 거야. 가까워질수록 기대가 생긴다고. 서로 이름을 부르면 관계가 형성되고, 그러면 너는 그 관계를 진전시키고 싶을 거고...결국은 네가 만족하는 길로 내가 변하기를 바라게 되고 내가 그걸 거부하면 실망할 거야. 그럼 나도 거기에 마음의 상처를 입을 지도 몰라.
- 잡설 : 자원봉사자의 배식을 받아먹으며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다. 안먹는척 하면서 궁시렁궁시렁 또 받아서 열심히 먹는 모습이 밉지 않아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거지는 그 역의 역무원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자기 지론을 펼치면서도 또 음식은 열심히 먹고, 그러면서도 자못 진지해보이는 모습하나하나가 재미있다. 글을 읽고 라디오드라마를 들으면서 거지에게 점점 호감을 가질수밖에 없다. 과연 그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것일까, 왜 거지가 된것일까 하는 궁금증, 그리고 저 거지가 하는 말을 계속해서 듣고싶어진다. 궁시렁궁시렁 말이 많으면서도 또 밉지않고, 자기 철학이나 지론을 또 밑도끝도없이 늘어놓는 그런 느낌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2.
어린왕자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나팔바지 입고 머플러 휘날리 며 장미꽃을 기르는 금발머리 어린애라는 것뿐이다. 그것만으로 어린왕자를 판단하려 한다면, 상당한 편견이 작용하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런 편견을 배제하기 위해, 혹은 가진 것 보다 더 나아보이기 위해 겉모습을 만든다. 눈에 띄지 않게 노력하거나, 눈에 띄도록 노력하거나. 그런 면에서 나는 상당히 모순적인 존재다. 누군가에게 눈에 띄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노력하지 않은 결과 지나가던 사람들 모두가 쳐다볼 만큼 눈에 띄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생각을 한다. 자유란 것은, 어쩌면 다른 사람의 부자유를 야기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나같은 거지들이 이 사회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남에게 기꺼이 손 내밀어 줄 사람들이 그만큼 많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세상은 알게 모르게, 모두 연결되어 있는 유기체니까.
- 잡설 : 1번과 이어지는데, 친해지고싶어하는 자원봉사자의 말을 끊고나서는, 속으로 생각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거지의 나레이션이다. 겉모습을 만든다 라는 면에서, 빌리 조엘의 the stranger 가 떠올랐다. 가사내용과 본문에 나온 거지의 철학과는 조금 다르지만.ㅎㅎ 이 단문은 너무 짧아서 시험에 나오기는 좀 그렇지만, 단문 1개만을 놓고 화자의 성격을 어떻게 잡냐에 따라 느낌이 굉장히 달라질것 같다. 여러가지 느낌을 줘가면서 연습을 해봐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bnlvPoDU5LY
작품 들으러가기 : http://www.podbbang.com/ch/6706?e=23236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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