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단문/남자 단문] KBS 무대_상거지_남자단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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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거지 (30대, 남) 
- 담당성우 : 위 훈

1. 
(코골다 깜짝 놀라, 잠이 슬슬 깨려하는 호)으응!.... (E.벌떡 일어나며) 아이씨 거지 거지 듣는 거지 짜증나게!!!!! 싸우려 면 저쪽 가서 싸워! 바퀴벌레 같은 것들이 지랄들이야, 지랄이.. 거지학교 나왔냐? 내가 왜 니 선생님이야? 시끄럽게 하지 말고 꺼져! (놀리듯이 소리 지르는) 에에에에! 꺼져라 꺼져! 사람들은 거지를 무시하는 주제에, 실제로는 거지를 무서워한다. 거지보다 가진 것도 많으면서, 이 얼마나 모순되는 일이란 말인가. 사람들이 거지를 무서워하는 이유는 바퀴벌레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 라고 무서워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바퀴벌레는 온갖 더러운 병균들 을 묻히고 다니는 주제에 인간 곁에 불쑥불쑥 나타나 존재만으로 불 안감을 조성하며, 도대체 어디로 튈 지 예측이 안 되는 존재들이다. 결국,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가진 자가 없는 자를 두 려워하는 이유는 고작, 그것 하나다. 무서움은 허상이다. 모르기도 하 거니와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것이 과도 하고 실체 없는 무서움을 만들어 냈다. 발로 한 번 콱 밟으면 죽어 버릴 놈들인데 나타만 났 다하면 꺅꺅꺅꺅. 주변에 바퀴벌레를 지나치게 무서워하며 무조건 다른 사람더러 처리 해 달라는 사람이 있다면 경계해라. 지나치게 피해망상이 있고 회피 성향이 있고 자기중심적일 수도 있으니까. 묵묵히 바퀴벌레를 처리하 는 사람이 있다면 가까이 해라. 그런 사람이 진짜 큰일을 이룬다니까?

- 잡설 : 주변에서 싸우는 커플 소리에 잠을 방해받은 거지가 일어나서 소리지르는 장면. 그리고 이후 거지와 싸우기 싫어서 도망가는 커플들을 보며 이어지는 거지의 나레이션이다. 싸울때는 한없이 거칠어지다가, 또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어지는 독백이 정말 재미있다. 자다가 잠에서 깨어 일어나고, 삿대질을 해가며 싸우다가, 이윽고 떠나는 뒷모습에 조롱을 던지고, 마지막으로 독백까지. 변화하는 포인트를 잘 잡아가면서 연습해야할것 같다.

2. 
틀에 박힌 사고를 하지 마. 내가 지갑이라고 부르면 내게로 와서 지 갑이 되는 거고 돈을 담는다면 태생이 어찌되었던 지갑이 될 자격이 있는 거야 이해해? (답답한) 너는 왜 그러냐? 내가 열린교육세대라 그런가? 하여튼. 이 게 얼마나 차는 지에 따라 경기와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알 수 있다는 거지. 우선 봐라. 몇 년 전에 비해 사는 게 좀 좋아졌지. 오늘은 월말에다 토요일이지? 마음이 너그러워진 직장인들과 데이트 나온 연인들이 이 지갑을 채워 줄 거야. 너 시계 읽을 줄 알지? 5분 뒤에 보는 거야. 여기 딱 놓으면 시작한다. (E.깡,하고 통 놓는)
/(비굴하지 않게) 가는 길 멈추고 잠시만 도와주십시오- 야. 깡통에 든 돈 만으로 아는 게 아니야! 너, 사람들의 눈빛 못 봤 냐. 나는 사람들의 그 눈빛을 봤다. 나에게 한 푼을 주고 싶어 하는 그 눈빛들, 그런데 사람이 가속도라는 게 있어요. 막 걷다가 딱 멈추 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니? 그리고 현대인들은 쓸데없이 주위의식도 심하고 부끄럼도 많이 타서 거지에게 돈을 준다는 행위가 너무 남들 에게 나 착해요 광고하는 행위처럼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못 나서는 거라고. 나도 그 맘 다 안다. 그래서 이해해. 이 통에는, 그런 사람들 의 마음이 담겨 있는 거야. (발끈)이놈이...가라, 임마. 가서 뭐라고 하든 말든 니 맘대로 적어내.

- 잡설 : 학교숙제로 거지를 연구하러 온 아이에게 거지가 하는 이야기인데, 위에서 말하는 지갑은 분유통이다. 시범을 보이듯 돈을 구걸하지만 이후 전혀 돈이 벌리지 않자, 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아이가 수긍하지 않자, 버럭 화를 내는 모습으로 진행이 된다. 위에 독백 부분과 다르게, 아이에게 손가락 꼽아가며 설명했다가, 구걸을 하고, 다시 아이에게 오는 흐름속에서 목소리의 변화와, 시선의 변화를 주도록 노력해야겠다. 

 

 

작품 들으러가기 : http://www.podbbang.com/ch/6706?e=23236808

KBS 무대 - 상거지 - 극본 양완영, : 오디오천국 팟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