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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거지 (30대, 남)
- 담당성우 : 위 훈
1.
구걸이란 행위가 부끄러운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 하는가? 생각보다 우리 주위에는 구걸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 런 말도 있지 않는가. 하루 구걸해서 하루 살아가는 사람은 거지. 2주간 구걸해서 4년 살아가는 사람은 정치인. 영원히 구걸하며 살아가면 신...농담이다. 어쨌든 이곳에서 나 말고도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구걸하며 사는 사람은 또 있다는 말이다. 저들은 매일같이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미끼를 던져보고 있다. 처음에는 막무가내로 인상얘기를 꺼내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다 는 얘기를 꺼내서 사람들을 질겁시키더니, 이제는 경험치가 좀 쌓였 는지 사람의 선의를 이용하거나 흥미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였다. 나는 꾸준히 연구하고 자기계발을 하는 저들에게 흥미가 생겼다. 여태껏 몇 번이나 눈을 마주쳤는데도 절대 나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다. 이 역사 안에서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건 나라는 것이 분명한데도 나에게는 말을 걸지 않는 것을 보면 그들의 목적이 일단 인간들의 구원과 회개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잡설 : 거지가 길가는 포교인을 보면서 하는 독백이다. 사실 좀 더 다양한 변화가 있는 부분을 골라서 올리고싶은데, 꼼꼼히 모든 부분을 다 보는게 더 도움이 될것같으니... 하나하나 짚어가고있다. 독백이지만, 자신의 철학부분으로 시작해서, 길거리에 지나가는 포교인에게 시선을 두고 이에 대한 평가도 한다. 돈을 구걸하는 거지와, 또 사람들의 관심을 계속해서 유도하는 포교인이 어떤면에선 닮아있어서 더욱 재미있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2.
(부르는) 어이. (E.다가 와서)(느릿느릿) 우리 여기서 자주 봤잖아요. 나 알죠? (N)저들이 바쁜 것은 사실이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나와 비슷한 시 간만큼 있다가 자리를 떠나는 저들을 보면서 저런 성실함과 집요함을 사회생활에 쓴다면 하나님의 도움도 딱히 필요 없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어쨌든, 업무 중인 그들에게 나는 회사 안에 들어 온 방문판 매 사원 정도로 보였을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들어온 곳인데, 그런 나에게 돈을 쓰게 만들려는 인간 아닌가.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 들고, 동정심과 관심을 나눠먹는다는 점에서 라이벌 관계이기도 했으니까. 내가 보니까 당신들 하는 방식에 문제가 좀 있는 거 같아요. (전혀 상처받지 않은) 아무리 내가 거지라도 면전에서 그렇게 말씀하 시면 상처를 받죠. 하나님은 그 누구의 말이라도 경청하시는 분이잖아요. 일단 내가 알 고 지내던 하나님은 그랬는데. 그쪽 하나님은 아니신가... 감사합니다. 심리학 용어 중에 ‘문간에 발 들여놓기’라는 게 있어요. ‘문간에 발 들여 놓기’. 사소한 부탁을 해서 자연스럽게 큰 부탁도 요 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기법인데, 내가 보기엔 그 부분을 잘 사용하 고 계시는 거 같기는 해요. 네. 길을 물어보고, 대답을 들으면 은근슬쩍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나름 괜찮은 스킬을 가지셨더라고요. 아아, 모르고 하셨구나. 나는 심리학을 좀 아시는 줄 알고. 그런데...좀 센스가 부족하신 거 같아서요. 항상 보면 저기서 사람들 한테 말을 거시던데...왜 그러신 거예요? 두 분이 서 계신 게 4번 출구 앞이잖아요. 4번 출구, 아래에 뭐라고 적혀있어요? 여러분들이 타겟으로 삼을 만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이 아니라는 거죠. 한 가지씩 따져 봅시다. 먼저, 나라일보 사옥. 대형 언론사고 기자들 이 많이 출입하는 곳이죠. 이 세상에서 가장 동정심 없고 자비심 없 고, 가장 독선적이고 의심 많은 게 기자라는 족속들이에요. 그런 사 람들 앞에서 종교를 논하다가 사회면에 실리기 십상이죠. 일단 이거 아웃. 그리고 한빛누리 공원. 여기 반려동물 허용되는 곳인 거 아시죠?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이미 마음속에 안식처를 하나 갖고 있는 것 과 마찬가지예요. 게다가 이 멀리까지 있는 공원에 여가를 즐기러 나 왔다? 한 자락의 그늘도 없이 살아가는 베짱이들일 확률이 높아요. 그리고, 마지막 패션 포레스트몰. 여기는 지갑을 털리러 가거나 지갑 을 털리고 온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에요. 금전적 여유가 없으면 마 음의 여유도 없어져요. 그리고, 실컷 쇼핑을 하고 나오면 상당히 피 곤한 상태기 때문에 대꾸할 체력이 안남아 있다고요. 아시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여기 계시면 실적 올리기 쉽지 않으실 거라는 겁니다. 그렇긴 하죠. 근데 제 말, 못 믿으시겠습니까? 네? 하...저기 여사님, 제가 예전에는 잘나가던....(됐다 싶은)아닙니다. 하, 사람을 뭘로 보고. 됐습니다. 이천원에 컨설팅 해 주느니 차라리 적선한 셈 치겠습니다.
- 잡설 : 1번에 이어지는 장면이다. 포교인들의 활동을 보다가, 포교인들에게 걸어가서 특유의 말솜씨로 일장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습인데, 맨처음부터 쭉 말이 유들유들하니 대단하다. 가진게 없고 남루하면서도, 뻔뻔하고 또 그럴듯한 말솜씨 등등, 정말 재미있는 캐릭터같다. 표현하는 사람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듣는 맛이 확확 달라질것 같다. 중간의 포교인들의 대답부분이 모두 잘려있는만큼, 그런 공백부분을 잘 살려서 연기를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작품 들으러가기 : http://www.podbbang.com/ch/6706?e=23236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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